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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가 보여준 뉴욕,인간, 그리고 신

by oncelife 2025. 6. 19.

마틴 스코세이지, 내가 본 진짜 거장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스코세이지 영화를 볼 때는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굿펠라스》를 처음 봤을 때 너무 길고 폭력적이어서 중간에 끌 뻔했거든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 맴돌더라구요. 그때부터 알았습니다. 이 감독은 뭔가 다르다고.

스코세이지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그의 출신 배경입니다. 1942년생, 뉴욕 리틀 이탈리아 출신. 천식 때문에 집에서 영화만 보며 자란 아이가 결국 할리우드를 정복했다는 건 정말 아이러니합니다. 그런데 그 어린 시절의 경험이 고스란히 그의 영화에 녹아있어서, 보는 사람도 모르게 빨려들게 만듭니다.

📚 목차

리틀 이탈리아 키드가 만든 뉴욕의 진짜 얼굴

《미안 스트리트》(1973)를 보면 진짜 놀랍니다. 이게 40년도 넘은 영화라고요? 맨해튼 리틀 이탈리아의 골목골목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아서 마치 그 시대로 타임머신을 탄 기분입니다. 스코세이지는 자기가 자란 동네를 그냥 배경으로 쓴 게 아니라, 진짜 그 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특히 《택시 드라이버》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트래비스 비클은... 솔직히 좀 무섭습니다. 1970년대 뉴욕의 어둡고 더러운 면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게 바로 스코세이지의 힘입니다. 예쁘게 포장하지 않고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거죠.

요즘 뉴욕을 다룬 영화들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다릅니다. 스코세이지의 뉴욕은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땀냄새 나고, 시끄럽고, 위험합니다. 근데 그래서 더 진짜 같습니다.

종교와 폭력 사이에서 찾은 인간의 본질

이 부분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스코세이지는 원래 신부가 되려고 했다가 영화감독이 된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영화에는 항상 종교적인 갈등이 깔려있습니다.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은 진짜 파격적이었습니다. 1988년에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요? 예수를 인간적으로 그린 건데, 당시에 얼마나 욕을 먹었겠어요. 근데 지금 보면 오히려 더 깊이 있게 느껴집니다.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예수가 겪었을 고뇌를 보여준 거니까요.

《레이징 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이크 라모타가 자기 자신을 때리는 장면... 그게 바로 스코세이지가 말하고 싶은 거입니다. 인간은 결국 자기 자신과 싸우는 존재라는 것. 폭력은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고, 진짜 중요한 건 그 안에 숨어있는 내면의 갈등입니다.

솔직히 이런 철학적인 메시지가 때로는 좀 무겁습니다. 영화 보고 나서 기분이 우울해질 때도 있어요. 근데 그게 바로 좋은 영화의 조건 아닐까요? 보고 나서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것.

로버트 드 니로부터 디카프리오까지, 배우와의 케미

스코세이지 영화를 얘기할 때 배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로버트 드 니로와의 콤비는 정말 전설입니다. 《택시 드라이버》, 《레이징 불》, 《굿펠라스》... 이 영화들을 보면 드 니로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합니다.

드 니로는 스코세이지를 위해서 정말 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레이징 불》에서는 실제로 27킬로를 찌웠다고 하던데, 그 정도로 역할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스코세이지의 능력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시작했습니다. 《에비에이터》,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 《월 스트리트의 늑대》... 디카프리오도 스코세이지를 만나면서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하게 된 것 같아요.

근데 재밌는 건, 스코세이지는 배우들한테 대본을 그대로 따라하라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흥 연기를 많이 허용하고,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합니다. 그래서 스코세이지 영화 속 대사들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거죠.

마피아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혁신

《대부》 시리즈와 스코세이지의 마피아 영화는 확실히 다릅니다. 코폴라의 《대부》는 뭔가 고상하고 웅장하다면, 스코세이지의 마피아는 더 현실적이고 추잡합니다.

《굿펠라스》를 보면 마피아들이 별로 멋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동네 깡패들이 좀 크게 성공한 것 같은 느낌? 레이 리오타가 연기한 헨리 힐은 영웅이 아니라 그냥 보통 사람입니다. 돈과 권력에 취해서 결국 몰락하는 평범한 인간 말이에요.

《카지노》도 마찬가지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의 연기는 정말 소름끼치도록 좋지만, 결국 이들도 탐욕 때문에 자멸합니다. 스코세이지는 마피아를 로맨틱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립니다.

그리고 2019년에 나온 《아이리시맨》... 이건 정말 대단했습니다. 80세가 된 스코세이지가 여전히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3시간 반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어요. 나이 든 마피아들의 쓸쓸한 말년을 그린 건데, 뭔가 숙연해지더라구요.

개인적인 생각 = 왜 스코세이지는 특별한가?

솔직히 스코세이지 영화는 쉽지 않습니다. 편하게 보기에는 너무 무겁고, 때로는 폭력적입니다. 근데 그래서 더 좋습니다. 요즘 영화들처럼 자극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진짜 뭔가를 말하려고 합니다.

스코세이지는 80세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현역입니다.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도 곧 나온다고 하던데, 정말 기대됩니다. 이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대단합니다.

결국 스코세이지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계속 해왔기 때문입니다. 타협하지 않고,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게 바로 진짜 예술가의 모습 아닐까요?

물론 호불호는 갈릴 수 있습니다. 스코세이지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너무 어둡고 우울하다고. 근데 그게 바로 인생입니다. 항상 해피엔딩일 수는 없잖아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스코세이지는 영화 보존에도 엄청 신경을 씁니다. 'World Cinema Foundation'을 만들어서 잊혀져가는 고전 영화들을 복원하고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스코세이지가 어떤 영화를 만들지 정말 궁금합니다. 80세가 넘었지만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거든요.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