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이 할아버지가 진짜 대단한 이유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리들리 스콧 영화에 빠져본 적이 있을 거다. 나도 그랬고. 처음 <에이리언> 봤을 때 그 무서움과 동시에 뭔가 예술적인 느낌에 완전히 매료됐었다. 이 글에서는 왜 이 영국 할아버지가 지금까지도 영화계에서 이런 대접을 받는지, 좀 솔직하게 써보려고 한다.
📖 목차
1.어린 시절과 예술가의 싹
2.광고 감독에서 영화 감독까지의 여정
3.장르파괴자, 리들리 스콧
4.대표작들과 그만의 색깔
5.지금도 현역인 이유
어린 시절과 예술가의 싹
리들리 스콧은 1937년생이니까 이제 거의 90살에 가까운 할아버지씁니다. 영국 북동쪽 사우스 실즈라는 작은 항구도시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군인이어서 어릴 때부터 이곳저곳 많이 다녔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여러 풍경을 보고 자란 사람들이 나중에 시각적 감각이 뛰어난 경우가 많더라고요. 실제로 스콧의 영화를 보면 풍경 하나하나에 대한 집착이 대단합니다.
왕립예술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이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그의 영화들이 왜 그렇게 '그림 같은지' 이해가 갑니다. 미술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 영화를 만들면 확실히 다릅니다.
광고 감독에서 영화 감독까지의 여정
스콧이 처음부터 영화감독이었던 건 아닙니다. 졸업 후 광고업계에 뛰어들어서 거의 10년 가까이 광고만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그에게는 축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광고라는 게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장르 아닙니까. 여기서 그는 '한 장면으로 모든 걸 말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1973년에 만든 Hovis 빵 광고는 지금 봐도 정말 예술작품 수준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많은 감독들이 광고 출신인데 대부분은 그냥 번쩍번쩍한 것만 잘 찍습니다. 하지만 스콧은 달랐습니다. 광고에서도 이미 스토리텔링과 감정을 담아냈습니다.
장르파괴자, 리들리 스콧
리들리 스콧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사람은 정말 안 하는 장르가 없습니다.
데뷔작 <결투자들>(1977)는 시대극이었고, 바로 다음 작품이 SF 호러 <에이리언>(1979)입니다. 완전히 다른 장르 아닙니까? 그런데 둘 다 성공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1982)로 SF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나 싶더니, <델마와 루이스>(1991)로 로드 무비를 찍고, <글래디에이터>(2000)로 다시 역사극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마션>(2015)에서는 또 SF로...
이 정도면 정말 미친 거 아닙니까? 보통 감독들은 자기만의 영역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만 놀잖습니다. 하지만 스콧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대표작들과 그만의 색깔
스콧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각적 완성도입니다. 이 할아버지는 정말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을 그림 그리듯이 만듭니다.
<에이리언>을 다시 보면, 우주선 안의 어두컴컴한 분위기부터 에이리언의 디자인까지 모든 게 완벽합니다. 무서우면서도 아름답다는 게 말이 되나 싶지만, 정말 그렇습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아예 미래 도시 디자인의 교과서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 SF 영화들이 여기서 많이 따옵니다.
<글래디에이터>에서는 고대 로마를 완전히 되살려 놓았습니다. CGI를 쓰긴 했지만 어색하지 않게 실제와 조화시켰습니다. 러셀 크로우의 연기도 좋았지만, 역시 스콧의 연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스콧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강한 여성 캐릭터입니다. <에이리언>의 리플리, <델마와 루이스>의 두 주인공... 이런 캐릭터들이 나올 때마다 '아, 이게 리들리 스콧 영화구나' 하고 느낍니다.
지금도 현역인 이유
스콧이 정말 대단한 건, 8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여전히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폴레옹>(2023)도 최근에 나왔고, 계속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감독들은 나이 들면서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를 듣기 마련인데, 스콧은 아직도 현역감입니다. 물론 예전만큼 완벽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웬만한 젊은 감독들보다 훨씬 낫습니다.
형 토니 스콧(이미 고인)과 함께 만든 스콧 프리 프로덕션을 통해서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기 영화만 만드는 게 아니라 후배들 작품도 도와주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론적으로....
리들리 스콧이라는 감독을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습니다. 너무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어서 말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사람은 진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돈을 위해서만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 많은 요즘, 스콧은 여전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완벽을 추구합니다. 나이 들어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 할아버지가 어떤 영화를 더 만들어 줄지 기대됩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아티스트라면 말입니다.
- 영화 좀 본다는 평범한 관객이 씁니다